심혈관질환 4

고혈압 (원인, 합병증, 식단·약물 관리)

병원에서는 환자의 혈압을 하루에도 여러 번 잽니다. 일반 병동에서는 근무조마다 한 번씩, 준중환자실이나 중환자실에서는 30분에서 1시간 간격으로, 환자 상태가 불안정하거나 특정 약물을 쓰거나 시술 중일 때는 3분에서 5분마다 재기도 합니다. 그만큼 혈압은 시시각각 변하는 수치이고, 자칫하면 손 쓸 수 없는 상태로 환자를 몰아넣을 수 있는 위험한 변수이기도 합니다.그런데도 많은 분들이 "약 먹고 있으니깐 괜찮겠지"라며 고혈압(Hypertension)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걸 볼 때마다, 제가 병동에서 봐온 것들과 너무 다른 온도차를 느낍니다. 병동에서 수없이 혈압을 재고 차트에 기록하면서도, 그 숫자 뒤에 어떤 이야기가 숨어 있는지 실감하기까지는 저 역시 시간이 걸렸습니다. 고혈압은 아프지 않습니다. 그..

지방간 (인슐린저항성, 과당, 심혈관위험)

건강검진 결과지에서 '지방간 의심'이라는 문구를 보면 많은 분들이 "주변에도 다 있던데요." "술도 안 마시는데 별일 아니겠지." 하며 가볍게 넘기곤 합니다. 하지만 중환자실에서 간경화 말기 환자를 돌보며 느낀 것은, 그분들 중 적지 않은 분들이 과거에는 지방간을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는 사실입니다. 지방간은 매우 흔하지만, 결코 가볍게 넘길 질환은 아닙니다.지방간, 술 안 마시는데 왜 생기냐고요? 인슐린저항성 때문입니다진료실에서 가장 많이 듣는 말이 "저 술 한 방울도 안 마시는데 지방간이라고요?"입니다. 저도 병동에서 이런 상황을 수도 없이 봤습니다. 술보다 더 조용하게, 더 광범위하게 지방간을 만드는 주범이 따로 있습니다. 바로 인슐린 저항성(Insulin Resistance)입니다.인슐린 저항성이란..

폐경 후 건강 (골다공증, 심혈관, 치매예방)

폐경 후 여성 3명 중 1명은 70대에 골절을 경험하고, 심혈관질환 사망률은 폐경 전보다 2~3배 높아진다는 수치를 처음 봤을 때 솔직히 꽤 충격이었습니다. '나이 들면 다 그렇지'라는 말로 넘기기에는 너무 선명한 숫자였거든요. 폐경은 월경이 멈추는 사건이 아니라, 몸 전체의 방어 시스템이 바뀌는 분기점입니다. 그리고 그 변화는 7년, 10년, 15년이라는 시간표를 따라 아주 조용하게 진행됩니다.에스트로겐이 사라지면 몸 어디가 먼저 흔들리나폐경의 핵심은 에스트로겐(estrogen) 감소입니다. 여기서 에스트로겐이란 혈관벽을 유연하게 유지하고, LDL 콜레스테롤(나쁜 콜레스테롤)을 억제하고, 뼈에서 칼슘이 빠져나가는 속도를 늦추는 역할을 하는 여성호르몬입니다. 쉽게 말해 뼈, 혈관, 뇌 세 군데를 동시에 ..

심한 소화불량인 줄 알았는데? 급성 심근경색일 수 있습니다

최근 국내외 연구에 따르면 급성 심근경색 환자 중 일부는 전형적인 가슴 통증보다 소화불량이나 명치 통증을 먼저 경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실제로 응급실을 찾은 환자 가운데는 단순한 체기라고 생각해 소화제를 먹고 기다리다가 치료 시기를 놓칠 뻔한 사례도 적지 않습니다. 문제는 이러한 지연이 생명을 좌우하는 골든타임을 놓치게 만들 수 있다는 점입니다.왜 심근경색이 소화불량처럼 느껴질까요?급성 심근경색은 심장 근육에 혈액을 공급하는 관상동맥이 갑자기 막히면서 발생합니다. 하지만 모든 환자가 극심한 가슴 통증을 느끼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다음과 같은 증상으로 시작되는 경우도 있습니다.명치가 꽉 막힌 듯 답답한 느낌체한 것처럼 더부룩한 느낌메스꺼움 또는 구토갑작스러운 식은땀가슴을 누르는 듯한 압박감이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