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삶 (헬스케어)

평발 간호사의 37년 고백: 병원에서 '빛의 속도'로 걸으며 깨달은 발 건강의 진짜 비밀

healthplus3353 2026. 7. 1. 03:58

안녕하세요. 저는 1989년부터 지금까지, 강산이 세 번 넘게 바뀌는 세월 동안 병원 현장을 지켜오고 있는 현직 간호사입니다. 한국에서 파릇파릇했던 일반 간호사 시절을 거쳐 한 병동을 책임지는 든든한 관리자의 위치까지 올랐었지요. 하지만 지금은 캐나다로 건너와 다시 현장 일선에서 환자들을 마주하는 일반 간호사로 매일을 치열하게 보내고 있습니다. 그 기나긴 세월 동안 저를 아는 동료들이 저에 대해 한결같이 하는 말이 있습니다. 바로 "저 인간은 병원 안에서 항상 바람처럼 움직인다"라는 말입니다.

실제로 그랬습니다. 환자를 돌보는 일은 늘 일 분 일 초가 긴박했고, 환자의 숨소리 하나, 콜벨 소리 하나에 제 몸은 머리보다 먼저 반응하곤 했습니다. 조금이라도 더 빨리 환자 곁에 가고 싶어서 병원 복도를 참 많이도 뛰어다녔습니다. 발바닥이 불타는 것 같아도 그저 환자가 우선이었던 시절이었습니다.

하지만 제게는 남모를 치명적인 약점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태어날 때부터 아치가 전혀 없는 심한 '평발'이라는 점입니다. 아시다시피 평발은 남들보다 서너 배는 쉽게 지치고, 조금만 걸어도 발바닥 전체와 종아리, 심지어 척추까지 통증이 밀려오는 신체 조건입니다. 이런 치명적인 약점을 가진 제가 어떻게 30년이 훌쩍 넘는 시간 동안 쉼 없이 병원을 뛰어다닐 수 있었을까요? 오늘 그 눈물겨운 현장의 이야기와, 제 고달픈 발을 살려준 진짜 비결을 이야기해 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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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병원에서 배운 '뛰지 않는 미학'과 나만의 속도

제 간호사 인생에서 가장 큰 전환점 중 하나는 캐나다 병원으로 와서 다시 일반 간호사로 현장에 투입되었을 때였습니다. 한국에서 관리자까지 하며 쌓았던 오랜 경력을 잠시 내려놓고 새로운 환경에 적응해야 했을 때, 저는 문화적으로 아주 신선한 충격을 받았습니다. 한국에서는 환자를 위해 무조건 땀방울을 흘리며 뛰어다니는 것이 미덕이자 유능한 간호사의 상징처럼 여겨졌습니다. 하지만 캐나다 병원은 전혀 달랐습니다.

어느 날, 환자의 심정지(Code Blue)를 알리는 다급한 경보가 울렸습니다. 저는 한국에서 하던 가락이 있어서 나도 모르게 온 힘을 다해 복도를 헐레벌떡 뛰어갔습니다. 그런데 상황이 진정된 후, 동료 간호사들이 저를 조용히 불러 심각하게 말하더군요. "무슨 큰일이 난 줄 알았다. 여기서는 위급 상황이 와도 절대 복도에서 뛰지 말아라"라는 신신당부였습니다.

처음에 조금 당황스럽기도 하고 이해가 가지 않았습니다. 환자가 숨이 넘어가는데 어떻게 뛰지 않을 수가 있지? 하지만 시간이 흐르며 그 이유를 뼈저리게 깨달았습니다. 평온하고 고요한 병원 환경에서 간호사 한 명이 쿵쾅거리며 뛰어다니는 행위는, 주변의 다른 환자들과 보호자, 그리고 동료들에게 극심한 불안감과 공포심을 조성한다는 것을요. '의료진이 뛸 정도면 정말 심각한 상황이구나' 하는 부정적인 에너지가 순식간에 병동 전체에 퍼지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날 이후 저는 의식적으로 뛰지 않으려고 눈물겨운 노력을 했습니다. 하지만 수십 년간 몸에 밴 속도와 열정은 어디 가지 않더군요. 분명히 제 뇌는 '걷고 있다'고 명령을 내리는데, 제 걸음걸이는 이미 남들의 3배가 넘는 속도, 그야말로 '빛의 속도'였습니다. 발을 구르며 뛰지는 않지만, 유령처럼 소리 없이 축지법을 쓰듯 복도를 가로지르는 것이죠.

환자가 콜벨을 누르면, 스테이션에 있던 동료들이 "어디서 벨이 울렸지?" 하고 고개를 들기도 전에 저는 이미 그 환자의 방에 도착해 침대를 정리하고 있습니다. 제 행동이 얼마나 빠른지, 한번은 한 동료 간호사가 저를 멍하니 바라보더니 툭 한마디를 던졌습니다. "야, 나 나중에 늙어서 아프면 돈 많이 벌어서 꼭 너를 내 개인 간호사로 고용해야겠어. 너랑 있으면 절대 무슨 일 생길 일은 없겠다." 그 우스개 소리 속에 담긴 깊은 신뢰와 애정이 참 고마우면서도, 한편으로는 씁쓸한 미소가 지어졌습니다. '오늘도 내 발바닥이 참 고생을 하겠구나' 싶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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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발 간호사의 고달픈 발바닥, 구원투수를 만나다

남들보다 3배 빠른 빛의 속도로 걷는 만큼, 제 평발 바닥이 매일 받아내야 하는 충격과 무게는 상상을 초월했습니다. 퇴근길 차에 올라타 브레이크를 밟으려고 하면 발바닥 전체가 찢어질 듯이 아프고, 마치 불에 달군 돌멩이를 밟고 서 있는 것 같은 통증이 밀려왔습니다. 밤마다 퉁퉁 부은 다리를 벽에 기대고 누워 '내가 언제까지 이 짓을 할 수 있을까' 눈물짓던 날도 많았습니다.

그 수많은 시행착오와 통증의 나날 끝에 제가 내린 결론은 하나였습니다. 간호사에게 가장 중요한 장비는 청진기도, 값비싼 시계도 아닙니다. 하루 12시간 동안 내 체중과 걸음의 충격을 온전히 받아내 주는 '신발'과 '깔창'이 생명줄이라는 사실입니다.

여기서 제가 깨달은 핵심은 무조건 명품 브랜드나 비싼 신발을 사야 한다는 게 아닙니다. 평발인 사람에게 필요한 것은 '내 발의 무너진 아치(Arch)를 얼마나 정확하고 단단하게 지지해 주느냐'입니다. 흔히 사람들은 푹신푹신하고 말랑한 신발이 무조건 좋은 줄 압니다. 그래서 구름 위를 걷는 듯한 쿠션화나 편한 슬리퍼 종류를 병원 신발로 선택하곤 하죠.

하지만 평발에게 너무 말랑한 신발은 최악의 선택입니다. 걸을 때마다 아치가 아래로 더 무너져 내리면서 발목이 안쪽으로 꺾이고, 이는 곧 무릎과 골반, 척추의 통증으로 이어지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약간은 딱딱하더라도 발바닥 한가운데를 둥글게 받쳐주는 단단한 지지력이 있는 신발이 훨씬 좋습니다.

신발 자체를 바꾸기 어렵다면, 시중에 나와 있는 기능성 평발 깔창(인솔)을 반드시 별도로 구매해서 장착해야 합니다. 무너진 아치를 인위적으로 쑥 들어 올려주는 고단성 깔창을 깔고 나서, 저는 비로소 기적을 맛보았습니다. 하루 근무가 끝나고 느껴지던 피로감이 거짓말처럼 절반 이상 줄어들었기 때문입니다. 비싸고 화려한 신발보다, 내 발의 형태를 이해하고 보완해 주는 똑똑한 깔창 하나가 제 37년 간호사 인생을 지속하게 해 준 숨은 공로자였던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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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을 달리는 모든 이들에게 전하는 이야기 (Q&A)

블로그를 찾아주신 분들, 특히 저처럼 하루 종일 서서 일하거나 병원 복도를 빠르게 걸어 다니는 후배 간호사분들이 자주 묻는 질문들을 몇 가지 정리해 보았습니다.

Q. 간호사 신발로 유명한 브랜드 제품이면 무조건 믿고 사도 될까요?
A. 절대 아닙니다. 남들이 아무리 좋다고 칭찬하는 신발도 내 발 모양에 맞지 않으면 무용지물입니다. 특히 발볼이 좁은 신발은 피해야 하며, 신발을 신었을 때 뒤꿈치가 흔들리지 않게 꽉 잡아주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신발의 쿠션에만 의존하지 말고, 나의 발 아치 높이에 맞는 교정용 깔창을 조합하는 습관을 들이세요. 깔창은 비싼 맞춤형이 아니더라도 기성품 중에서 아치 지지대가 단단한 것을 고르면 충분합니다.

Q. 근무가 끝나고 발바닥 통증이 너무 심할 때는 어떻게 관리하시나요?
A. 저는 퇴근 후 집에 오면 가장 먼저 얼린 생수병이나 골프공을 바닥에 두고 발바닥으로 굴립니다. 아치 부분을 꾹꾹 누르며 마사지해 주면 뭉쳤던 족저근막이 풀리면서 통증이 눈에 띄게 줄어듭니다. 그리고 정말 중요한 팁이 있습니다. 발바닥이 아프다고 발만 주무르면 안 됩니다. 종아리 근육이 뭉치면 발바닥을 뒤에서 잡아당기기 때문에 통증이 배가 됩니다. 벽을 짚고 서서 아픈 쪽 다리를 뒤로 쭉 뻗어 종아리 근육을 늘려주는 스트레칭을 틈날 때마다 해주셔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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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마치며: 나의 고달픈 발에게 고마움을 전하며

돌이켜보면 평발이라는 약점을 안고도 37년이라는 긴 세월 동안 환자들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줄 수 있었던 것은, 제 고달픈 걸음을 묵묵히 지탱해 준 고마운 신발과 깔창 덕분이었습니다. 내 몸 하나 돌볼 겨를 없이 환자의 안위만을 바라보며 살아온 세월이었지만, 한국에서의 관리자 경험을 지나 캐나다의 일반 간호사로 다시 뛰는 지금까지 제 발바닥에 고스란히 남아 있는 그 치열했던 흔적들이 이제는 참 자랑스럽고 대견합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병원 복도를 빛의 속도로 달리고 계실 수많은 간호사 선후배님들, 그리고 좁은 작업 공간이나 매장 안에서 하루 종일 서서 눈물겨운 하루를 버텨내고 계실 모든 노동자 여러분! 여러분의 발은 여러분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은 고생을 하며 온몸의 무게를 버텨내고 있습니다.

오늘 밤에는 고생한 내 발을 위해 따뜻한 물에 족욕을 해주며 "고맙다"고 해주는건 어떨까요? 그리고 내 발 건강을 위해, 커피 몇 잔 값을 아껴 내 발을 든든하게 지지해 줄 좋은 깔창과 운동화 한 켤레를 스스로에게 선물해 보시길 바랍니다. 건강한 발이 있어야, 우리가 그토록 사랑하는 일도, 환자도, 그리고 우리의 인생도 오래도록 지켜낼 수 있으니까요.